
카페 오늘하루 이야기
2019년 봄, 이 골목 끝에 작은 가게 자리가 났습니다. 볕이 잘 든다는 것 말고는 특별할 게 없는 자리였는데, 창밖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의 걸음이 유난히 느려 보였습니다. 여기라면 되겠다 싶었습니다.
인테리어는 크게 손대지 않았습니다. 원래 있던 나무 바닥은 그대로 두고 창만 조금 넓혔습니다. 테이블은 서로 너무 가깝지 않게 놓았습니다. 옆자리 대화가 다 들리면 편히 앉아 있기 어려우니까요.
로스팅은 매일 문을 열기 전에 합니다. 그날 팔 만큼만 볶기 때문에, 늦은 시간에 오시면 고를 수 있는 원두가 한두 가지로 줄어 있기도 합니다. 대신 어제 볶은 원두를 내드리는 일은 없습니다.
특별한 날에 일부러 찾아오는 카페가 되려는 마음은 없습니다. 별일 없는 날 잠깐 들러 커피 한 잔 마시고 가는, 그 정도 자리면 충분합니다.
우리가 지키는 것
매일 아침 로스팅
그날 쓸 원두만 아침에 직접 볶습니다. 남은 원두를 다음 날로 넘기지 않습니다.
소량으로 굽는 디저트
빵과 쿠키도 한 번에 많이 굽지 않고, 그날 나갈 만큼만 소량으로 준비합니다.
편하게 머무는 자리
회전율보다 한 사람이 오래 앉아 있어도 눈치 보이지 않는 분위기를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